[성명] 인천지법의 인천항만공사 중대재해 판결 환영한다

오늘 인천지법에서 ‘김용균법’이라 불리는 산안법 전면개정 이후 하청노동자의 사망사고에 대해 원청인 공공기관장이 산업안전법 위반으로 구속되는 의미있는 판결이 나왔다. 2020년 발생한 인천항만공사 갑문공사현장 추락 사망 중대재해 재판에서 인천지법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원청인 인천항만공사 사장에게 1년6월, 현장소장에게 1년의 실형 선고하고, 인천항만공사 법인에는 1억 원과 하청업체 두 곳에는 각5천만 원의 벌금에 처했다.

건설공사 도급을 주된 업무로 하는 공공기관에 대해 산안법 상 도급인인 사업주로서의 책임을 더 엄격하게 지워야 하고, 법원 역시 위험의 외주화라는 갑질이 산업현장에 만연하는 불평등한 산업구조 형성을 조장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여 산안법의 본래적 취지에 주목한 판결이라 볼 수 있다.

또한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관리의 책임이 있는 자를 판단함에 있어 실행한 하청업체에 책임을 지우는 것은 ‘참을 수 없는 부당한 해석결론’이라고 설명하며, 항만시설의 유지·보수를 등을 본질적 사업으로 삼고 있는지, 안전관리조직과 예산, 시설규모 등의 사정을 원청의 도급인 책임을 인정한 근거로 삼은 것은 기존의 관행적 해석과는 결을 달리하는 명쾌한 해석이다.

양형이유에서도 피해자의 과실을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양형사유로 열거할 수는 없다면서 “누구의 어떠한 과실도 ‘죽어 마땅한 잘못’인 과실이라고 평가할 자격은 아무에게도 없다”고 설시하고, 유족과의 합의 및 처벌불원의사에도 불구하고 유족이 이미 사망한 자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는 이상 피해 노동자 본인과 합의한 것과 동등하게 평가할 수 없다면서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하지 않았다.

이번 재판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전의 사건이 산업안전보건법 상으로도 엄중한 판결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는 판결이라 하겠다. 인천지역에서는 중대재해사건 첫 선고가 6월 23일 예정되어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수사와 기소, 판결이 많은 쟁점 속에 매우 더디게 진행되는 현실에서 ‘일터로 가는 것이 곧 죽음의 길로 들어서는 것일 수도 있다는 두려움과 비장함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법문화를 조장하면 안된다’는 판시처럼 검찰과 법원의 보다 엄정한 태도를 갖추고 중대재해를 대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2023년 6월 7일

민주노총 인천본부